
하늘이 보내신 건 견뎌 내야 하는 거예요.
고결한 가슴을 지닌 사람은 부당한 일을 두고 보지 않아요.
게르투르트
이방의 거짓된 세계는 네 것이 아니야.
그 위풍당당한 황제 궁에서 너는
네 충실한 가슴과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 거다!
가거라, 가서 네 자유로운 영혼을 팔아넘겨라.
봉토를 받고 군주의 노예가 되거라.
네 스스로 주인일 수 있고, 네 소유의 상속지에서
자유로운 땅을 가꾸는 군주일 수 있는데도
노예가 되는 게 더 좋다면 그렇게 하거라.
오, 불행한 시대여, 고요한 행복을 누려 온
이 골짜기의 경건하고 무구한 풍속을 파괴하기 위해
낯선 것이 쳐들어오고 있구나!
새것은 강력하게 침투해 오고, 위엄 있는 옛것은
물러간다. 다른 시대가 오고,
사고방식이 다른 세대가 시대의 주역이 되고 있다!
내가 여기서 뭘 하지? 나와 함께
살며 통치하던 사람들은 모두 땅에 묻혀 있고,
내 시대도 벌써 매장되었다.
새것과 함께 살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부럽구나!
아팅하우젠
억압받는 자가 어디서도 권리를 찾을 수 없다면,
짊어진 짐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무겁다면-
그럴 때 그는 대담하게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자신의 영원한 권리를 붙잡아 내립니다.
하늘 위의 별들처럼 양도할 수도,
파괴할 수도 없는 그 권리를 말입니다-.
오직 인간이 인간을 마주보던 *
자연의 원상태가 복구됩니다-.
어떤 다른 방도도 소용이 없을 때
인간은 마지막 수단으로 칼을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슈타우파허
우리는 선조들처럼 자유를 원한다,
노예로 사느니 죽기를 원한다.
(모두 복창한다.)
- 우리는 지고하신 하느님을 믿으며,
인간의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모두 복창하는
나의 야망은 오로지 당신의 사랑만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나와 함께 이 조용한 계곡에 파묻혀
세상의 부귀영화를 단념할 수 있다면,
오, 그렇다면 나는 목적을 달성한 겁니다.
거칠게 요동치는 세상의 파도가
이 산속의 호반에 부딪힌다 해도
내겐 바깥세상으로 나가려는 욕망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을 겁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절벽이
넘을 수 없는 견고한 담이 되고,
이 외딴 곳의 축복받은 계곡이
하늘만을 향해 열려 있으면 좋겠어요!
루덴츠
우리를 떨게 하는 적도 하나뿐이고,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해 줄 자유도 하나뿐입니다!
베르타가 루덴츠에게
너는 죽을죄를 졌다. 너를 죽일 수도 있다.
하지만 봐라, 자비롭게도 나는 네 운명을
너의 숙련된 손에 맡기지 않았느냐.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 주는 판결을
가혹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
게슬러가 텔에게
발터 텔 - 묶는다고요?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저는 양처럼 가만히 서서 숨도 쉬지 않을 거예요.
저를 묶으면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저를 묶은 끈을 풀어 달라고 날뛸 거예요.
화살이 아들을 맞혔더라면
이 두 번째 화살로 쏘았을 겁니다- 당신을.
그리고 절대로! 당신을 빗맞히지는 않았을 겁니다.
게슬러 - 알았다, 텔! 네 생명을 보장해 주겠다고
기사로서 약속했으니 그 약속은 지키겠다.
허나 네 못된 생각을 알게 되었으니
네 화살로부터 나를 보호해야겠다.
해도 달도 비치지 않는 곳으로
너를 끌고 가서 가두어 놓게 하겠다.
이봐, 이자를 체포하라! 이자를 묶어!
폭정이여, 뻔뻔스런 이마를 치켜들어라,
이제 거리낄 게 없으니. 진리는 입을 다물고,
멀쩡한 눈은 가려졌다.
구원의 팔뚝도 묶여 있지 않느냐!
내가 물려받은 것은 그의 유산만이 아닙니다.
그의 심장, 그의 정신이 내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가 노령으로 인해 다하지 못한 일을
내 청춘이 마저 이룰 것입니다.
고귀한 아버지, 내게 손을 주십시오!
루덴츠
민중의 저항은 당초에는 보수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선대들의 세계를 지배했던 옛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해설을 보면 쉴러가 저항권의 정당성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권위층에 대한 폭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음이 보인다. 아들의 머리 위 사과를 쏘는 이야기는 유명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까 생각보다 진지하고 더 본격적인 민족혁명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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