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면 내 눈이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없지 않소? 나는 죽을 때까지 당신만을 바라보고 싶소."25왐마야~배드로의 소박하고 순수한 마음에는 의문이 생겼다. 어찌하여 하느님께서는 악마들에게 이런 큰 힘을 허락하셨을까? 왜 악마에게 세상을 맡기시어 마음대로 주무르게 하실까? 악마가 세상을 짓밟고, 사람들의 피와 눈물을 자내고, 바람처럼 휘두르고, 폭풍처럼 쓸어가고, 불꽃처럼 태워버리는데도 왜 가만히 내버려 두시는 걸까?27전에는 이런 사랑이 존재하리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소. 지금까지 사랑이란 끓어오르는 피와 불타는 욕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한방울의 피와 한 번의 숨결에도 얼마든지 사랑이 깃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소. 짐과 죽음이 우리의 영혼에 안식을 주듯이 나는 사랑을 통해 한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