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인간이 어떤 상황에,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모든것이 환경에 달려 있고, 인간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172
어떤 사실을 보되 그것을 경멸받아 마땅한 것으로 여기는 오류를 범함으로써 이미 그것에 대한, 인간 존재의 인도주의적 시각을 부정하는 셈입니다.
174
이미 오랫동안 맛보지 못한 감정이 파도처럼 그의 영혼 속으로 밀려 들어와 순식간에 영혼을 부드럽게 해 주었다. 그는 그 감정에 저항하지 않았다. 눈에서 눈물 두 방울이 흘러나와 속눈썹에 맺혔다.
"그럼 나를 버리지 않겠지, 소냐?" 그는 희망 같은 것이 담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언제까지나, 그 어디서도!" 소냐가 소리쳤다.
250
하....
"권력이란 오직 감행하는 자, 즉 그것에 마음을 두고 쟁취하려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을.
261
나는 그냥 죽였어. 나 자신을 위해, 나 하나만을 위해 죽인 거야. 행여 내가 누구의 은인이 되든, 아니면 한 평생 거미처럼 모두를 거미줄에 꽁꽁 옭아매고 그 모두의 싱싱한 즙을 빨아먹든 그 순간 나로서는 아무 상관없었을 거야.
(...)
감히 몸을 숙여 취할 수 있을까, 아닐까? 벌벌 떨기만 하는 피조물인가, 아니면 권리를 갖고 있는가.......
263
나는 나 자신을 죽인 거야, 노파가 아니라! 어쨌거나 그로써 나 자신을 작살낸 거야, 단번에 영원토록......!
264
생각은 그만하고 곧장 삶에 몸을 내맡기십시오. 염려할 것도 없습니다. 곧장 해안가로 이끌려 가 두 발로 서게 될 테니까요.
338
포리피리가 하는 말
처녀의 마음에 안쓰러움이 깃들면, 물론 그 처녀로서는 가장 위험한 일이지요. 그 쯤 되면 기어코 '구원'하고 계몽하고 부활시키고 보다 더 고귀한 목표 의식을 심어 주고 다시 새로운 삶과 활동을 시작하도록 이끌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든요.
365
민중은 술이나 퍼마시고, 교육받은 청년들은 무위에 시달리며 실현할 수 없는 꿈과 몽상으로 타들어 가다가 이론의 불구가 됩니다.
377
이 세상에 언제나 폭포처럼 넘쳐 났고 지금도 넘쳐 나는 피, 샴페인처럼 넘쳐흐르는 피, 그 피 덕분에 카피톨리누스 신전에서 월계관을 씌우고 나중에는 인류의 은인이라는 칭호도 주었지.
444
어떤 과정을 거쳐야, 마침내 온갖 생각을 접고 저들 모두 앞에서 얌전해질 수 있을까. 신념에 있어서 얌전해질 수 있을까!
448
동료 유형수들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그들 모두 얼마나 삶을 사랑하고 아끼는가! 감옥에 있으면 자유로운 상태였을 때보다 더 삶을 사랑하고 더 가치 있게 여기고 더 많이 아낀다는 생각이 들었다.
489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자신도 알지 못했지만, 갑자기 뭔가가 그를 훌쩍 들어 올려 그녀의 발밑으로 내던진 것 같았다. 그는 울면서 그녀의 무릎을 끌어안았다. 첫순간, 그녀는 너무 경악한 나머지 얼굴이 죽은 사람처럼 질려 버렸다. 그녀는 자리에 벌떡 일어나 벌벌 떨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바로 그 순간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녀의 눈은 무한한 행복으로 빛났다. 그녀가 깨달은 사실,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란 그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 무한히 사랑한다는 것, 마침내 이 순간이 도래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둘 다 창백하고 여위었다. 하지만 병색이 완연한 이 창백한 얼굴에서 이미 새로워진 미래의 아침놀이, 새로운 삶을 향한 완전한 부활의 아침놀이 빛나고 있었다. 사랑이 그들을 부활시켰고,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을 위해 무한한 생명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496
이 문장, 이 페이지. 왜 죄와벌이 시대를 뛰어넘는 그렇게 모두가 극찬하는 명작인지 그대로 증명해준다. 이 두사람의 여정을 따라온 독자라면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수 없는
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고, 의식 속에는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이 생겨나야 했다.
(...)
하지만 여기서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한 인간이 점차 새로워지는 이야기이자 점차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 점차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겨 가 여태껏 전혀 몰랐던 새로운 현실을 알아 가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것은 새로운 얘기의 주제가 될 수 있겠지만, -우리의 지금 얘기는 끝났다.
499
라스콜니코프: 이상적 낭만주의 '실러'
<-> 스비드리가일로프: 다음단계. 절망, 가장 냉소적인 환멸적 낭만주의, 허무주의의 극단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죽어 라스콜니코프를 살림. 소설속에서 분신 역할
소냐: 삶. 희망. 가장 실현 불가능한
포르피리: 빛
이성의 광기를 영성으로 극복하려는 모습
하... 솔직히 1권까지는 아리까리했는데 죄와벌은 정말.. 마지막 장, 고백에서 시베리아 까지의 이야기가 모든 문장이 마음을 울린다. 삶을 살게 해줄 용기를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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